2020_0513
존댓말이 존재하는 한국에서는 관계가 가까워지게 되면 "우리 말 놓을래?"라고 이야기하는 순간이 오는데, 사실 그때부터 "우리 친구 할까?"라는 의미가 함축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존댓말이라는게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언어를 쓰는 나라도 많은데, 한국에서는 요즘 우스갯소리로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꼰대의 특징 중에 하나가 초면에 말을 놓는 거라니, 그만큼 언어의 뉘앙스와 그 사회의 문화와 분위기의 관계가 심오하고도 중요한 거 같다.
관계의 진전을 의미하는 "우리 말 놓을까?" 라는 표현도 불어에서도 존재할까?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그렇다."는 것.
초 개방적인 이미지의 프랑스에서도 존칭이 존재한다고? 많은 분들이 그렇게 놀랄수도 있겠지만, 불어의 표현에도 너에 해당하는 Tu 와 당신에 해당하는 Vous 가 존재하니 당연히 높임말도 있고, 또 관계에 따라 구분해서 쓰기도 한다는 것.
그래서 존칭하다, 즉 Vous로 말하다는 단어인 Vousvoyer (부부와예) 와
말을 놓다, 즉 Tu로 말하다는 단어인 Tutoyer (뛰뚜와예)라는 동사가 존재한다.
그럼 우리 말 놓을래? 라는 표현은 어떻게 할까?
On se tutoie? ( 옹 쓰 뛰뚜와? ) 라고 간단하게 표현이 가능하다.
그럼 어떤 상황에서 Tu를 쓸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 Vous를 쓸수 있을까?
통상적으로 가까운 사이나 또래친구들 사이에서는 Tu, 격식을 차려야 하는 사이나 나이차이가 많은 윗사람한테는 Vous로 이야기 하는것이 프랑스에서도 예의다.
처음보는 사이라도 중고등학교, 혹은 대학에서 같은 학급에 있는 동급생이면 Tu로 이야기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나이가 비슷(해 보이더라도) 직장생활에서 사적인 대화를 나누거나 따로 식사를 하는 정도의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보통은 처음에 Vous를 쓴다. 초반에 Vous를 쓰다가 우리 말 놓을래? 혹은 상대방에 왜이래 말놓자, 라고 이야기 하면 Tutoyer를 하면 되는것.
그리고 케바케의 경우.
살다보면 그때 그때 상대를 보고 대처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뭐 예를 들어 친구네 홈파티에 갔는데, 처음보는 남자애가 말을 거네? 근데 맘에 안들어. 거리를 두고 싶다 그럼 Vous로 새침하게 이야기 해도 되고, 길가는데 껄렁한 남자애가 반말로 말을건다? 그럼 당연히 Tu라고 하면서 Vas t'en! (꺼져!) 이렇게 이야기 해줘야징.
이건 내가 파리에 있을때 많이 쓰던 방법인데, 특히 아시아권 여자들 보면 장난치듯이 다가오는 남자애들 (보통 정상적인 파리지앵들은 절대 절대 이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아랍권 이민자들 중에 많은편) 에게 그냥 혐오스런 눈빛으로 한번 쳐다보던가, 무시하고 가던가.. 그날 기분이 매우 안 좋은데 그런다 그럼 무조건 Vas t'en! (바떵!! 꺼져!) 이렇게 이야기 하면 10에 8 이상은 깜놀하고 슬금 도망간다.
한가지 더, 파리에 사는동안 매우 답답했던 건데. 저렇게 껄렁한 애들이 특히 동양여자분들한테 다가오면 부끄러워 그런지, 당황해서 그런지 가끔 웃어주는 분들이 있다. 절대 요런 애들한테 웃어주지 말자! 좋은 의미로 이렇게 말거는 애들은 극히 드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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